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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드 지니어스 Bad Genius 양심과 도덕은 가치가 있는가?
    My Story of Arts 2018. 6. 5. 13:04

    영화 배드 지니어스 Bad Genius(2017)는 '재미'있는 태국영화라고 요약 할 수 있겠다. 컨닝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 감각적이고 몰입감있는 연출을 보여주는데 거기에 세련 된 영상미까지 있다 다만 담고 있는 메시지에 대한 전달은 실패했다고 본다.

    이 영화의 재미는 컨닝을 어떻게 성공시키는지에 있지만 핵심은 돈과 권력이라는 부조리한 계급주의가 만연한 현실 속에서 양심과 도덕이 도대체 어떤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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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벌주의와 학교재단의 이중성이 보여주는 현실사회의 기만은 여주인공이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만든다. 즉 부정한 행위에 대한 나름의 당위성을 만들어 낸다. 남녀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린(여주인공)과 뱅크(남주인공)의 대비는 그래서 흥미롭다. 많이들 뱅크(남주인공)의 타락에 실망과 비난을 또는 동정을 하지만 이 영화의 내용상 뱅크의 타락은 예견 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 속에서 후반전까지 우리가 이상적으로 여기는 행동하는 도덕과 양심은 남자 주인공인 뱅크뿐이 없다 또한 영화 속 환경도 4명의 인물들 중 생활환경을 보아도 뱅크의 상황이 가장 안 좋게 그려진다. 교육자 아버지를 가진 린 조차도 뱅크에 비교하자면 흑수저라고 하기에는 약간 애매하고 뱅크야 말로 이 영화 속에서 진정한 흑수저 계급에 해당하는 절박한 인생이다.

    린과 다르게 뱅크는 부정한 행위를 부탁하는 친구의 부탁을 단호히 거절하는데 그치지 않고 부정한 행위에 대한 고발까지 하는 인물이다. 이 고발과 관련해서 린이 뱅크를 원망하는 장면이 있지만 실제로 린은 처음부터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뱅크가 보여주는 양심과 도덕성을 가장 높게 평가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린은 스스로의 언행과는 다르게 양심과 도덕에 대해 그 어떤 능력보다 가치있게 여긴다는 걸 몇몇 장면에서 보여준다. 뱅크는 바로 린이 양심과 도덕을 선택했을 때의 모습이자 스스로도 바라는 모습이기도 했던것이다.

    팟에게는 답답하고 고지식한 찌질한 인물로 그려지는 뱅크지만 실제로는 이 영화속에서 가장 강직하고 정직하며 열심히 사는 인물이고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린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많이 그릇 된 선택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인물이 린이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뱅크까지 끌고 들어가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레이스와 팟 그리고 돈을 지불한 학생들의 모습 그 어디에도 양심이나 도덕과 관련 된 어떤 괴로움도 이 영화에 없다는 점은 그래서 씁슬하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강제적으로 뱅크의 인생을 망친 게 린과 그레이스 그리고 팟이라는 점은 사실이다. 비열한 팟의 계략 이전에 뱅크를 끌어들이게 팟에게 언급한 린의 행위는 어떤 부분에서는 더 비겁한 행위이기도 하다.

    영화 후반부를 보자면 린에게 있어서 뱅크라는 존재는 자신의 그릇 된 생각과 행위가 만들어낸 가장 처참한 결과인 것이다 또한 그것은 단순히 돈이나 어떤 보상으로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잘 보여준다. 철저한 자기성찰과 고백 없이는 반성이라 할 수 없고 새로운 시작조차 할 수 없다는 깨달음을 위해서라도 뱅크의 타락과 협박은 꼭 필요한 장치였다고 본다. 그 이전까지 린은 자수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가능성이 있는 젊은 인재들이 꿈과 포부를 말하는 장소가 그들이 불법적 행위를 위해 도착한
    시드니라는 점은 그래서 쓸쓸하다. 가만히 놔두지 않는 세상에서 양심과 도덕을 지키고 산다는 건 너무나 힘든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가치 없다고 말 할 수 없다. 부조리한 현실을 이야기하며 우리의 교만함이 가치있는 것을 가치 없게 만들었을 때 도덕과 양심을 가볍게 여길 때 너무 많은 것들이 병들고 무너져버릴 수 있다 그리고 린이 타락한 뱅크를 마주한 것 처럼 그것을 마주했을 때 그것은 너무나 슬프고 씁쓸한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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