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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
    My Story of Arts 2013. 5. 27. 15:39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에 대한 어릴 때 느낌을 떠올려보면 답답함, 분노 그리고
    어이없음이다.
    한 남자의 위대한 사랑이 아닌 그럴 가치가 없는 한 여자에 대한 한 남자의 착각과
    오만 그리고
    집착이 만들어낸 치정에 얽힌 허무한 드라마였다는 게 당시 내 이해의 전부였다 보너스로 인간 관계에 대한 허무함과 경멸도 함께 가져다 주었다.

    당시의 나는 개츠비에 대해 일말의 동정심도 가지지 못했다. 데이지와 작가에게는 분노 비슷한 걸 느꼈는데 "이게 남자의 위대한 사랑이라는 겁니까?" 라고 따지고 싶었다. 개츠비가 너무 멋지지 않냐는 이야기를 들으면 남녀 모두에게 위대한 사랑에 대한 저런 헌신적 이미지는 독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당시 학교 과제라서 <위대한 개츠비>는 자의로 선택한 책도 아니었고  책이 너무 지루해서 읽다가 영화를 보고 더 짜증이나 정말 힘들게 책을 읽었었다. 그래서 일까? 읽었던 책 중에는 특이하게 그리 책의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 게 바로 <위대한 개츠비>다.


    특히 이 사랑의 결말을  확인하게 된 당시 밀려오는 심정은 바로 '불쾌감'이었다. 이런 생각과 느낌에 쉽게 빠졌던 되는 이유는 영화 <위대한 개츠비: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이미지가 '위대한 사랑' 이야기로 견고히 포장되어져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낌없이 모든 걸 주는 헌신적인 그 위대한 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라는 이미지에 미리 갇혀서 보니
    러브스토리의 인물관계와 내용만을 빠르게 추적했던 것이다. 당시 과연 그녀와의 사랑은 이루어지는가가 주된 관심사였다.

    물론 아낌없이 주는 나무도 아니고 전혀 공감도 가지 않았고 그냥 어리석어 보였다. 그러니 책 속 인물들의 대화속에 섞여있는 시대상황과 사람들의 묘사는 지엽적으로 느껴졌고 지루했을 뿐이다. 오죽하면 책에서 위대한 사랑 어쩌고 하면 어리석은 인간에 대한 비아냥 처럼 들렸을 정도니 말이다.


    "지금보다 어리고 쉽게 상처받던 시절 아버지는 나에게 충고를 한마디 해주셨는데, 나는 아직도 그 충고를 마음속 깊이 되새기고 있다."누구든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면 언제나 이 점을 명심하여라."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좋은 조건을 타고난 건 아니라는 점을 말이다."

    “In my younger and more vulnerable years my father gave me some advice that I've been turning over in my mind ever since. "Whenever you feel like criticizing any one," he told me, "just remember that all the people in this world haven't had the advantages that you've had.”
    - F. Scott Fitzgerald [The Great Gatsby]


    예전에 온라인에서 이 문장을 보고 실제 책에 이런 글이 있었구나 했을 정도다.  즉 당시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다 읽었어도 기억 못하는 이유는 그냥 저런 이야기는 다 지엽적이라 여겼겠지 싶다. 이해의 폭이 좁았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에 대한 갈망과 노력이라는 시각이 아닌 평면적으로 남녀의 다른 시각과 차이로서만 바라 보았던게 아닐까한다.


    개츠비가 부를 축적한 후에도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하지 않은 건 우리가 가지게 되는 우연적 요소들에 대해 감사와 겸손함을 가져야만 속물근성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타인을 조금은 더 편견없이 바라 볼 수 있다는 교육에 있다는 걸 저 문장에서 알 수 있다. 우리에게 인기있는 알랭드보통이 지적하는 속물주의를 위대한 개츠비에서도 목격 할 수 있다. 



    가끔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가며 좋은 점은 그때 이해가 안 갔던 게 갑자기 이해가 가는 게 아니라 그때 놓쳤던 것들, 미쳐 보지 않고 스쳐지나간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개츠비가 빈부의 질서를 깨는 방식은 불법적이고 편법적인데 이는 이 질서를 지탱하는 사회 시스템과 제도가 소수를 위해 돌아간다는 걸 잘 보여주고 있다. 정상적으로 진입이 불가능한 시대인 것이다. (지금의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빈부의 질서, 도덕적 해이, 사회와 인간의 속물주의에 대한 이해와 통찰 그리고 도전을 스쳐지나가지 않을 수 있다면 조금은 성장 한 게 아닐까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가 고전인 이유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에 시대의 속물주의를 잘 녹여내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제도와 시스템 속에 결국 속물근성에 물들어 살 수 뿐이 없는 이기적인 우리들.. 나약한 인간에 대한 포기 할 수 없는 사랑과 연민... 개츠비가 위대했던 이유는 그는 반항하고 도전하고 몸부림 쳤다는 게 아닐까 한다. 삶의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누구나 위대해 질 수 있지만 우리는 대부분 위대해지지 않는 걸 선택한다. 속물적인 세상에서 그 자신의 정신을 온전히 지키며 산다는 건 그 자체로 위대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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