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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 보는 밤My Scrapbook 2014. 2. 18. 07:09
세상으로부터 돌아오듯이 이제 내 좁은
방에 돌아와 불을 끄옵니다. 불을 켜두는 것은
너무나 피로롭은 일이옵니다.
그것은 낮의 연장(延長)이옵기에――
이제 창을 열어 공기를 바꾸어 들여야
할 텐데 밖을 가만히 내다보아야
방안과 같이 어두워 꼭 세상 같은데
비를 맞고 오던 길이 그대로 비속에
젖어 있사옵니다.
하루의 울분을 씻을 바 없어 가만히
눈을 감으면 마음 속으로 흐르는 소리,
이제 사상(思想)이 능금처럼 저절로 익어 가옵니다.
- 윤동주 [돌아와 보는 밤]'My Scrap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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