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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에게 길을 묻다 3 - 사람들
    My Scrapbook 2014. 4. 8. 15:59

    세상에서 가장 큰 즐거움은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라고 누가 말했었지요
    그래서 나는 사람으로 살기로 했지요
    날마다 살기 위해 일만 하고 살았지요
    일만하고 사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요
    일터는 오래 바람 잘 날 없고
    인파는 술렁이며 소용돌이쳤지요
    누가 목소리를 높이기라도 하면
    소리는 나에게까지 울렸지요
    일자리 바뀌고 삶은 또 솟구쳤지요
    그때 나는 지하 속 노숙자들을 생각했지요
    실직자들을 떠올리로 했지요
    그러다 문득 길가의 취객들을 힐끗 보았지요
    어둠속에 웅크리고 추위에 떨고 있었지요
    누구의 생도 똑같지는 않았지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건 사람같이 사는 것이었지요
    그때서야 어려운 것이 즐거울 수도 있다는 걸 겨우 알았지요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사람같이 산다는 것과 달랐지요
    사람으로 살수록 삶은 더 붐볐지요
    오늘도 나는 사람 속에서 아우성치지요
    사람같이 살고 싶어, 살아가고 싶어


    * 열자(列子)의 ‘천서(天瑞)’편에서

     - 천양희 [물에게 길을 묻다 3 -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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