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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My Scrapbook 2012. 2. 2. 16:00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실습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는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하루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내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였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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