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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길
    My Scrapbook 2012. 3. 16. 17:46

    혼자서 산길을 간다.

    풀도 나무도 바위도 구름도
    모두 무슨 얘기를 속삭이는데
    산새 소리조차 나의 알음알이로는 풀이할 수가 없다.
     
    바다로 흘러가는 산골 물소리만이
    깊은 곳으로 깊은 곳으로 스며드는
    그저 아득해지는 내 마음의 길을 열어 준다.

    이따금 내 손끝에 나의 벌거숭이 영혼이 부딪쳐
    푸른 하늘에 천둥 번개가 치고
    나의 마음에는 한나절 소낙비가 쏟아진다. 



    - 조지훈 [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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