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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흐린 날
    My Scrapbook 2013. 2. 19. 18:51

    자본도 월급도 못 되었던

    내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가고

    나도 아닌 나를 누군가 흔든다

    나는 내가 아닌데 누군가 나를 흔든다

    조용히 흔들린다 내가 누구냐고 물으면서


    만월이 초승달을 낳니,

    초승달이 만월을 낳니


    차고 기우는 것, 그게

    차다가 기우는 건 아닌데


    만월이 초승달을 낳니,

    초승달이 만월을 낳니


    천당에서 비 새는 듯한 흐린 날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초승달이

    보이지 않는 만월을 또 낳기도 하겠구나



    - 최승자 [흐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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