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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o`)/ 2012. 5. 23. 21:04
Caspar David Friedrich 산다는 게 지저분한 오물들을 입 안에 잔뜩 처넣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이 입 안에서 그 오물이 자꾸만 커져가는 듯하고, 그러한 느낌, 그러한 의식 자체가 우리의 숨통을 짓눌러오는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우리가 퍼질러 앉아 있는 그 자리에서 일단은 떠나야 한다는,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최승자「떠나면서 되돌아오면서」,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책세상 1989) 어디로 가나가 아닌 일단 떠나는 거... 그렇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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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o`)/ 2012. 4. 4. 15:12
바다가 보이는 장승포우체국 앞에는 키 큰 소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그 소나무는 예부터 장승포 사람들이 보내는 연애편지만 먹고 산다는데 요즘은 연애편지를 보내는 이가 거의 없어 배고파 우는 소나무의 울음소리가 가끔 새벽 뱃고동소리처럼 들린다고 한다 어떤 때는 장승포항을 오가는 고깃배들끼리 서로 연애편지를 써서 부친다고 하기도하고 장승포여객선터미널에 내리는 사람들마다 승선권 대신 연애편지 한장 내민다고 하기도 하고 나도 장승포를 떠나기 전에 그대에게 몇통의 연애편지를 부치고 돌아왔는데 그대 장승포우체국 푸른 소나무를 바라보며 보낸 내 연애의 편지는 잘 받아보셨는지 왜 평생 답장을 주시지 않는지 - 정호승 [장승포우체국] 회색 구름으로 막혀버린 낮에 보았던 어떤 풍경이 다시금 그려졌다. 조용히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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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참 소소하게 살았군요.\(‘ o`)/ 2012. 4. 4. 14:36
"참 거리낌이 없다는 걸 느낀다. 두껍지 않으면 살기 힘든 시대다.""건강을 꽉꽉 채워넣을 시기를 놓치지는 말아야겠다. 만두 먹다...""조카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나는 느리게 변하고 있다. 아니 조카는 변하는 게 아니라 변화(變化)하고 있다. 시간의 속도란... 시간의 속도가 빠르게 느껴지는 건 그만큼 내가 더디게 받아들이고 변하기 때문이 아닐 까한다. 변화(變化)가 있을까... 빠르고 느리다. 느리고 빠르다." "툭 하고 쌓아놓은 책들이 무너졌다. 몇 개의 세계가 무너졌을까..." "달력을 넘긴다 뛰어보자 폴짝 넘는다. 4월." 트위터의 기록을 읽다보니 참 소소하게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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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o`)/ 2012. 3. 15. 19:12
子曰與善人居, 如入芝蘭之室, 久而不聞其香, 卽與之化矣. 與不善人居, 如入鮑魚之肆, 久而不聞其臭, 亦與之化矣. 丹之所藏者赤. 漆之所藏者黑. 是以君子必愼其所與處者焉. 공자님이 말씀하셨다. 착한 사람과 같이 살면 마치 지초나 난초가 있는 방에 들어간 것과 같아, 오래 되면 그 향기를 맡을 수 없으나 그 향기에 물들어 있는 것이다. 착하지 못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마치 생선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아, 오래되면 그 냄새를 알 수 없게 되나 역시 그 냄새를 가지고 있게 된다. 붉은 주사를 가지고 있는 곳은 붉어지고, 옷[칠하는 데 사용하는 것]을 간직한 곳은 검어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자기와 같이 있을 사람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 명심보감. 교우편 단순히 사람을 이것저것 조건을 따져 가려 사귀어야 한다는..